'동.물.공.화.국'의 탄생

옛날 하고도 아주 까마득한 옛날, 하늘에는 온갖 동물들이 모여 살았습니다.
이들은 생김새나 좋아하는 음식 그리고 잘 하는 일들이 모두 달랐지만
서로 조화를 이루며 평화롭게 살고 있었답니다.

돼지가 뚱뚱하다고 놀림 받는 일은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. 오히려 돼지는
다른 친구들의 고민을 척척 풀어 주는 해결사로, 친구들의 인기를 거의
독차지 했죠.

여의주를 가진 용이 거드름을 피우는 일 또한 없었구요. 오히려 용은 풍부한
지식을 가진 뱀을 마음 깊이 존경했고 뱀은 기꺼이 자신의 지식을 용에게
나누어 주어 용의 여의주가 널리 유용하게 쓰이도록 했습니다.

이러한 동물 친구들은 하늘과 땅을 다스리던 아미타불의 마음에 큰 자랑이자
보람이 되었습니다. 그러나 이와 대조적으로, 땅에서 살고 있는 인간들은
아미타불의 마음에 늘 근심을 안겨 주었습니다.

인간세상에선 덩치 큰 인간이 몸집 작은 인간을 업신여기기 일쑤였고
배 터지게 먹고도 남의 입 안에 든 음식까지 뺏으려다 크게 싸움이 나기도
했습니다.

이에 하루도 마음 편히 쉬지 못한 아미타불은 그만 몸져 눕게 되고...
병 문안 온 동물 친구들에게 자신의 고민을 털어 놓고 도움을 요청하였습니다.

동물 친구들 중에서 열 두 마리 국가 대표를 선발해 그들을 인간 세상에
내려 보내고 그들의 지혜를 널리 나누어 주라는 것이 였지요.
아미타불의 부탁도 부탁이지만, 듣고 보니 인간들이 무척 측은하게 느껴진
동물 친구들은 그 요청을 받아 들이게 됩니다.

엄격한 심사를 거친 후, 무술의 달인이였던 고양이가 첫번째 국가 대표로
뽑혔는데 그만 어떤 사정으로 그의 단짝이였던 쥐가 고양이를 대신하게 되고
그 다음으로 소, 호랑이, 토끼, 용, 뱀, 말, 양, 원숭이, 닭, 개 그리고
돼지가 차례로 국가 대표로 정해졌습니다.

아미타불은 이 열 두마리 국가 대표의 이름을 딴 '띠'라는 선물을
인간 세상에 내려 주었습니다. 각각의 해에 이 동물 친구들의 이름을 하나씩
나누어 주고 한 사람이 태어나면 그 해의 동물이 그 사람의 '띠'가 되는
것입니다.

아미타불이 이런 선물을 준 것은 인간들이 부디 이 동물 친구들의 지혜를
배워 인간들도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 주길 바라는 마음이었습니다.
그리고 인간들이 아직 아둔하여 스스로 지혜를 얻지 못 할 경우,
이 동물 친구이 직접 인간들을 돕게 했습니다.

이렇게 인간 세상으로 내려 온 동물 친구들은 인간세상이 아직 많이 낯설고
때로는 아주 위험한 정글로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.
그래도 이 정글을 지혜와 조화가 가득한 곳으로 만들기 위해
오늘도 찍찍, 음메, 어흥....꼬낑요, 멍멍 부지런히 지내고 있답니다

Creative Director YJ CHOIE